의술은 환자를 위해 발전하며
건강한 삶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계속됩니다
아침마다 혈압이 높게 나온다면... '모닝서지' 의심해야
"평소에는 혈압이 괜찮은데, 아침에만 높게 나와요."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말입니다. 긴장 탓일 수도 있지만, 반복된다면 '모닝 서지(Morning Surge)', 즉 기상 직후 혈압 급등 현상을 의심해야 합니다.
모닝 서지는 고혈압 환자에게 조용한 경고일 수 있습니다. 특히 기상 후 수축기 혈압이 130mmHg 이상으로 오르는 패턴이 반복된다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뇌졸중, 심근경색과 같은 중증 심혈관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간대는 기상 후 3시간 이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는 단지 수치가 오르는 문제를 넘어,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중요한 이슈입니다.
왜 아침에 혈압이 치솟을까요?
우리 몸은 생체리듬(서카디안 리듬)에 따라 움직입니다. 기상 직후에는 교감신경이 활발해지고,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심박수와 혈압이 올라갑니다. 또한 혈소판 응집도 증가해 혈전이 잘 생길 수 있는 상태가 되죠.
이러한 변화는 활동을 준비하는 자연스러운 반응이지만, 고혈압 환자에게는 혈관에 부담을 주는 위험한 시간대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평소 혈압 조절이 잘되지 않는 환자에게는 이 아침 혈압의 급등이 예고 없이 심혈관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진료실에서는 어떻게 접근할까요?
진료실 혈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24시간 활동혈압 측정기(ABPM)를 활용하면 야간에서 아침으로 넘어가는 흐름까지 확인할 수 있어, 모닝 서지를 진단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확인된 경우에는 약 복용 시간을 조절하는 '크로노테라피(Chronotherapy)'가 도움이 됩니다. 기존에는 대부분 아침에 혈압약을 복용했지만, 아침 혈압이 급등하는 환자에게는 저녁 복용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또한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등 생활 습관 요인도 함께 살펴보고, 꾸준한 자기관리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혈압은 약만으로 조절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일상적인 리듬과 행동 변화도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아침 혈압,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요?
첫째, 반복적으로 아침 혈압이 높다면 ABPM 검사를 통해 정확한 패턴을 확인하세요.
둘째, 의사와 상의해 약 복용 시간을 조정해 보세요.
셋째, 기상 직후에는 갑작스러운 움직임 대신 5분간 스트레칭으로 천천히 하루를 시작해 보세요.
또한, 수면의 질을 관리하고 전날 과도한 음주나 야식을 피하는 것도 아침 혈압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기상 직후의 혈압 상승은 단순한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하루의 건강을 좌우하는 신호탄입니다.
혈압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몸이 보내는 신호입니다. 조용하지만 분명한 아침의 경고, 모닝 서지를 간과하지 마세요. 하루 중 가장 위험한 시간대를 지키는 것, 그것이 고혈압 치료의 시작입니다.